초록
한국 경제는 선진국을 추격하던 고도성장기가 마무리되면서 성장잠재력이 추세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변화하는 환경에 부합하는 성장 및 고용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성장률을 좌우하는 요인이 임금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노동투입의 양적 성장이었으나, 기술집약적 산업과 지식기반경제로 경제구조가 바뀌어 나가면서 점차 노동생산성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노동투입 및 노동생산성의 추이와 현재 수준을 살펴보고 선진국 수준으로의 수렴 여부를 분석함으로써 성장률 하락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성장 및 고용 정책의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신고전파 성장이론에 따르면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률은 균제상태(steady state)를 향해 수렴한다. 그러나 실증 분석은 성장률의 실제 수렴 여부에 대해 일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과연 어떤 수준을 향해 수렴하고 있는지, 또한 어떤 속도로 수렴하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향후 성장 전망을 위해 필수적이다. 경제성장률은 인구증가율과 1인당 GDP 증가율의 합이며, 후자는 다시 노동투입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합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성장률 변화를 이러한 요인별로 나눈 후 각각의 변화 추이와 선진국 수준으로의 수렴속도를 분석해 보고, 성장률의 하락 과정에서 노동생산성이 차지한 비중을 살펴본다.
한편 성장률이나 노동생산성의 수렴 여부 및 속도를 전체 경제의 차원에서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정확한 전망과 함께 고용전략에 대한 풍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서는 산업별 노동생산성의 수렴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경제의 성장은 결국 산업별 부가가치 합계액의 증가를 의미하므로 산업별 노동생산성을 분석함으로써 향후의 성장 전망을 보다 정교하게 계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산업별 특징을 반영한 고용전략의 도출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노동생산성 수준의 분석에서와는 달리 개별 산업 수준에서는 노동생산성의 국제적 수렴 여부 및 속도가 분야별로 상당한 이질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특징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산업별 노동생산성의 수렴 여부를 다루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의 수준에 대한 측정 및 국제비교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특히 평균노동시간의 국가 간 편차가 크고 변화 추세 역시 나라마다 다르므로 노동투입을 측정할 때 취업자 수가 아닌 총노동시간을 사용하여야 생산성의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산업별 총노동투입 시간을 측정한 자료가 없어 노동생산성의 산업별 비교는 취업자를 기준으로만 이루어졌으며, OECD의 노동생산성 국제비교 자료에도 한국은 누락되어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사업체노동력조사,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등 관련 가구조사와 사업체조사의 현재 및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산업 분류의 변화로 인한 불일치나 자료 간의 불일치, 시계열상의 불일치 등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산업별 총노동투입 시간을 측정하고 단위시간당 노동생산성을 계산하였다.
한편 측정된 산업별 노동생산성의 합은 전체 경제의 노동생산성과 일치하지 않는다. 전체 경제의 노동생산성 변화는 개별 산업의 노동생산성 변화뿐만 아니라 산업 간 노동투입 비중의 변화에 의해서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노동생산성의 변화를 생산성 효과와 고용비중 효과로 분해하여 각각의 기여도를 살펴보는 변이할당 분석(shift share analysis)이 필요하다. 단,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선진국에서 국민계정을 작성할 때 연쇄지수(chained index)를 사용하고 있어 산업별 실질부가가치의 합이 GDP와 일치하지 않는다. 본 보고서에서는 최근 제안된 가법성(additivity)이 성립하는 변이할당 분석 방식을 통해 우리나라 및 주요 선진국의 노동생산성 변화를 분해하고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하였다.
노동생산성과 더불어 종종 사용되는 또 다른 생산성 지수인 총요소생산성의 경우 물가상승률과 같이 기준년도를 중심으로 지수화하여 증가율만을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절대적 수준의 국가 간 비교가 쉽지 않은 데 비해 노동생산성은 단위노동투입당 생산량을 구매력동등화지수를 이용하여 달러 단위로 나타낼 수 있어 증가율뿐만 아니라 절대 수준의 국제비교가 용이하며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각국의 상대 물가의 비교가 가능한 구매력지수를 구축하는 작업은 많은 자료가 필요한 특성으로 인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지금도 여러 측면에서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OECD와 EU KLEMS, 그리고 Conference Board 등의 생산성 데이터베이스와 구매력동등화지수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수준을 선진국과 비교해 보고 국제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전체 산업 및 개별 산업 노동생산성의 선진국 평균으로의 수렴 여부 및 속도를 측정하였다. 기존의 산업별 생산성 수렴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 OECD 국가 혹은 유럽이나 미국 같은 특정 지역 내의 수렴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우리나라의 산업별 생산성이 선진국 수준으로 수렴하는지, 그 속도는 어떠한지에 대한 답을 주기는 미흡했다. 본 보고서에서는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성장 전망 및 고용 정책 수립에 보탬을 주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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