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우리나라는 이직률이 OECD 회원국 중 상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비정규직 비중으로 인해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자발적 이직 비중 또한 높아 이직이 노동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연구가 요구돼 왔다.
전통적인 우리나라 연구뿐 아니라 일상적 인식에서 이직은 근속에 비해 경력형성을 저해하는 행동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이와 같은 기존 연구전통과 인식만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자발적 이직이 활발한 이유를 해명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에 대한 전통적인 조언은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거나, 반대로 눈높이를 낮춰 비정규직이나 임금이 낮은 일자리에 취업할 경우 좋은 경력을 만들기 어려워지므로 더 나은 일자리를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이들 조언은 모두 당장 취업이냐 좀 더 있다 취업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취업을 한 다음 경력형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해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연구 기조와 현실에서 나타나는 불충분함은 우리나라에서 이직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가 이직의 성과 측면에서 아직까지 연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이직과 관련해 활발한 연구가 있다면 이직 결정과정에 대한 연구이다. 불만을 참을 것이냐, 목소리를 낼 것이냐, 이직할 것이냐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 우리나라 이직 결정 연구는 대체로 근로조건이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에 의한 결정으로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또 다른 경력을 만들어내는 데에 이직이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쌓이지 않고 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이직 연구의 바로 이러한 부족을 조금이라도 메꾸고자 기획되었다. 이를 통해 근속이 유리할 수 있는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나 공공부문 일자리는 한정된 상황에서 노동시장에서의 경력발전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기서 이직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대안적이고 정형화된 사실을 정립하고자 한다. 만약, 이 연구의 결과 우리나라에서 이직의 기능이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한 탐색과정이자 이를 통한 경력형성으로 기능한다면, 청년들에게도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느냐 더 나은 일자리를 기다릴 것이냐라는 이분화된 권고를 넘어 일단 취업해 전직 기회를 노리고 준비하라는 제3의 대안적 조언이 가능할 것이며, 인턴제와 근속장려금이 상징하듯 일단 취업시켜 근속시키는 것에 목표를 두는 일자리 정책이 아니라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자리 정책이 방향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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