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연구는 사회서비스 부문의 숙련공간을 탐색한 것이다. 주지하듯이 사회서비스 부문은 산업 및 고용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본 연구는 그 중에서 고령화와 여성경제활동의 증가에 따라 고용이 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회복지, 요양간병, 보육서비스 종사자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본 연구에서는 숙련공간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숙련을 노동시장 및 노동과정이라고 하는 구조적 맥락 속에서 동태적으로 작동하는 사회현상으로 보고, 노동시장 구조, 근로실태와 직업만족, 노동과정, 숙련형성 등의 제 측면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수행한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2008~12년 3분기까지의 자료를 통해 사회서비스 노동시장의 구조와 특징을 살펴본 결과 사회서비스 부문은 ‘고용 없는 성장’ 시기의 고용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여성화․고령화․저숙련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서비스 부문 여성근로자의 경우 내부적 이질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사회복지전문직은 20․30대의 고학력층이 중심인 반면, 의료․복지서비스직(간병 등)과 가사도우미 등은 50대와 60세 이상의 (중)고령층 비중이 높고 고졸 이하 저학력층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사회서비스 부문은 낮은 생산성과 노동집약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저숙련․저임금 비중이 높고, 일을 통한 숙련형성이 기대되기 어려운 노동시장을 갖고 있다.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근로실태와 직업만족도를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통해 살펴본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구대상 사회서비스 부문 종사자는 근속기간이 비교적 짧고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또 많은 수의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의 관행에 빠져 있다. 연령별 임금수준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른 연령대에서 임금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근로는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은 돌보는 고객 수 면에서 직종 및 서비스 유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고, 고객은 물론 고객 가족과 접촉이 잦은 노동과정상의 특징을 갖는다. 요양보호사나 보육교사의 경우 업무 중 휴식을 취하기 어렵고 식사시간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았으며, 사회복지사 및 보육교사들은 과도한 업무로 인해 초과근로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한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직업만족도는 높은 편이 아니었으며 상당한 이직 성향을 나타내었다.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가 직업만족도를 낮게 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고 주된 이직사유가 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자리라는 인식이 팽배했고, 대인서비스라는 업무 특성상 육체적 건강상의 문제는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수준이었다.
사회서비스 노동과정의 특징은 직종 차이뿐만 아니라, 시설 및 기관형태와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는 전일제 통상근무였으나 요양보호사는 교대제(2교대제, 3교대제) 근무였다. 다만 요양보호사 중 재가요양보호사는 일자리 속성을 반영하듯 시간제 근무형태가 많은 특징이 있다.
작업과정과 조직구성은 사회복지사의 경우 팀제 업무(1팀 3명)가 중심인 반면에 보육교사와 요양보호사는 개별업무가 많았다. 물론 보육교사는 자유활동 및 공동프로그램 운영 시, 요양보호사는 목욕 업무(2인 1조)를 진행할 때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사회복지사는 개별 프로그램 운영도 있을 뿐 아니라 지역네트워크 등의 공동업무 수행으로 서비스 제공 대상자에게 종속되지 않아 업무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에 보육교사와 요양보호사는 아동과 어른신 돌봄의 개별화된 직무수행으로 서비스 제공 대상자에게 종속되어 업무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편 사회복지서비스 세 직종 모두 클라이언트인 서비스 제공 대상자와의 상호작용이나 보호자, 부모, 가족 등과의 관계설정이 중요한 일이기에 업무상 질병 유경험에서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사회서비스 종사자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은 국가공인자격증을 소유한 사람만이 일을 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반영하듯, 직장외 교육(Off-JT) 성격의 법정보수교육과 직무교육이 거의 대부분이다. 현재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법정보수교육과 직무교육은 사이버교육이 증가하고 있으며, 외부 강의나 대학원 등 자기개발(SD)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면서비스업무를 수행하는 임상적 성격의 직종에서 제도적 보완으로 도입된 교육훈련제도(온라인)가 오히려 숙련형성의 부정적 현상을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요양보호사는 보수교육이 기관 및 시설 내 자체 교육(워크숍, 세미나 등)으로 대체할 수 있기에 교육훈련의 실효성 문제가 있다. 다만 월 1회 기관별 직무교육 대부분이 업무상 필수적인 내용들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규 요양보호사에게는 숙련형성에 간접적인 도움이 된다.
한편 사회서비스 직종의 노동과정상 숙련형성 요인인 직장내 교육(OJT)은 거의 부재한 상황이었다. 물론 사회복지사는 고유 업무인 행정관리업무를 제외한 사례관리, 서비스제공, 지역복지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팀제 활동을 통해 선임자로부터 ‘암묵지’를 배울 수 있는 구조다. 반면 보육교사(영아반, 유아반)와 요양보호사(경증, 중증)의 경우 서비스 제공 대상자에 따른 업무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개별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라서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숙련 차이가 미미한 상황이다.
사회서비스 부문 숙련의 성격은 기업 특수성이 희박하며 업종 통용성이 강한 가운데 부분적으로 직종 통용성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숙련의 성격은 사회서비스 부문 종사자들의 높은 이직률과 연관된다. 재직자들의 지난 1년간 교육훈련 경험률은 비교적 높았지만 교육횟수나 교육기간은 미미했고, 대부분의 교육훈련은 ‘소속 기관(직장) 내’ 혹은 ‘훈련기관’에서 이루어지고 교육훈련의 유용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향상 교육훈련의 양상은 보유 중인 숙련수준과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숙련수준 간의 갭으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학력수준이 높고 필요 숙련수준을 높게 설정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에게서 보유 숙련수준과 필요 숙련수준 간 갭이 큰 것으로 나타나 이를 메우기 위한 숙련향상의 욕구가 강렬함을 알 수 있었다. 업무수행능력 관련 요소, 인성과 가치관 요소, 업무 관련 지식 요소 등 모든 항목에서 정도의 차가 있긴 하지만 보유수준이 필요수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숙련 갭을 줄이기 위한 목적의식적인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사회서비스 종사자는 구인과정에서 해당 직종의 자격요건을 채용의 조건으로 삼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관련 분야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직종의 자격은 국가공인시험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고, 대학교육 및 승급교육 이수를 통해 가능한 경우, 협회 차원의 교육이수와 시험(실습 포함)을 통해 부여받는 경우 등 다양화되어 있다. 따라서 3개 부문과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한 경로를 보면 대학교(전문대 포함), 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기관, 민간교육기관 등 다양하다.
사회복지와 요양, 보육 등의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은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나 양이 고객 희망 부응 정도에 비해 긍정적이긴 하지만 그다지 높게 평가하진 않았다. 따라서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재직 중인 기관(직장)에서 숙련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갖는 관심이나, 프로그램의 다양성, 참여 기회, 직무와의 연관성에 대해 미약한 수준의 긍정적 평가를 내릴 뿐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일자리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며, 특히 ‘임금 및 서비스 이용 단가의 인상’, ‘사회적 인식(평판)의 개선’, ‘복리후생 개선’, ‘수혜자 및 가족의 인식 변화’, ‘정부 재정지원을 통한 이용료 보조’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숙련형성과 직결되는 ‘직무수행능력 제고’나 ‘자격제도 강화’ ‘현장실습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사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개선하며 종사자들의 숙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성격상 공공영역의 확대를 통한 노동시장의 고용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과도한 민간영역의 확대는 고용불안(비정규직 활용)과 잦은 이직 및 저임금 일자리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사회서비스 업무 및 직무 성격의 숙련형성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없다. 사례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전문자격증을 소유한 자만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폐쇄적 노동시장에서, 현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일자리 모두 정부정책에 영향을 받는 노동시장이다. 그렇다 보니 직장외 교육훈련 제도(Off-JT)는 의무적으로 수행하지만, 숙련형성의 주된 요인인 직장내 교육훈련(OJT)에 대한 관심은 미흡하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임금수준 또한 정부 방침(복지부 호봉표)에 일정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사회서비스 민간영역에서 노동자 처우수준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고, 노동시장 이동성은 타 직종에 비해 매우 높다.
이와 같은 구조적 요인을 고려하면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공공확대)과 노동과정의 개선(처우개선, 합리적 교대제 운영, 인사제도 개선)을 통해 교육훈련과 숙련형성(직장 내 직무교육 확대, 협업적 직무제도 및 교육활성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구체적인 정책적 방향은 독일과 스웨덴의 사례처럼 노동과정은 이해당사자의 목소리(voice)가 반영되어 작업과정에 성찰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한 조직설계로 변화해야 하고, 교육훈련은 보람 있는 직무수행이 될 수 있도록 총체적 학습방식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더불어 사회서비스 노동과정 특성상 두드러지는 클라이언트와의 상호작용 문제(관계, 감정노동 등)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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