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인권이라는 개념은 매우 널리 알려져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계에는 여전히 이와 같은 인권 선언을 개의치 않는 정권들이 많고, 국제 인권 규약에 서명하고 비준한 나라라고 할지라도 인권의 보장을 안보라든지 경제 성장 따위 여타 가치보다 우선해서 지키지만은 않는다. 특히 소수 종족이나 장애인, 여성, 빈민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은 일상적으로 무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맥락 안에서 강자가 약자의 인권을 유린할 때, 해당 맥락의 바깥으로부터 나오는 비판 또는 개입이 없다면 인권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

필즈는 인권 개념의 역사와 이 개념을 둘러싼 이론적 논의의 핵심 사항을 비판적으로 요약한 다음에 자기 나름의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이를 전체론적(holistic) 시각이라고 부르면서, 이를 통해 보편적 합리주의와 문화상대주의 사이의 긴장을 지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즈의 전체론적 시각은 모든 인간에게 발전의 잠재력이 있다는 보편적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실제적 권리는 사회적 인정이라고 하는 역사적 맥락에 의해서 실현된다는 사실이 그 전제에 곁들여진다. 그리하여 배제가 투쟁으로 이어짐으로써 인권의 동력이 마련된다는 동태적 역사관이 전개된다. 이러한 전체론적 시각 안에서 필즈는 정치적/시민적 권리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가 별개의 사항일 수 없음을 밝힌다. 나아가 인간의 자기결정과 상호결정이 동시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자유/평등/연대의 권리 역시 상호의존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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