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연구는 고용기회의 창출이 도농간 소득격차의 완화와 해소에 중요한 결정요인인 것으로 이해하는 가운데 농촌지역이 도시지역과 비교할 때 고용기회의 창출과 소멸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태를 파악하였다. 그리고 미시적 차원에서 충남 당진군과 경남 함안군의 사례를 조사하여 앞으로 필요한 정책방향을 모색하였다.
1. 농촌지역 노동시장의 고용기회

통계청의 ‘시·군·구별 주요 통계자료’에 따르면, 통합시를 포함한 농촌지역의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수는 2003년의 경우, 4,823천 명으로 종사자수 전체의 33.0%를 차지하고 있다. 농촌지역 종사자의 특징이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체의 종사자가 많다는 것이며, 업종별 구성에서 보이는 특징으로서 농촌지역에 제조업 종사자의 비중
이 도시지역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3년간(2001~2003)의 평균 종사자수를 보면, 경남 창원시, 경북 포항시, 충남 천안시, 경북 구미시, 경기 용인시 등 대체로 공단이 있는 지역에 종사자수가 많으며, 반대로 평균 종사자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는 지역으로서는 인천 옹진군, 경북 울릉군, 경북 영양군, 충남 계룡시, 강원 양구군 등 주로 해안, 도서, 산간 지역이 해당한다.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지역별 일자리 창출과 소멸을 추계하여 보면, 2004년 12월 31일 현재 농촌지역의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2,209천 명으로 피보험자 전체의 30.2%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4년간(2001~2004년 말)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를 보면, 대체로 3만 명 이상의 지역은 모두 통합시이며, 1만 명 이상의 지역은 충북 청원군, 경기 양주시, 충북 음성군 등 대부분 공단지대이거나 인근에 대도시가 있는 경우이다.

농촌지역의 경우, 2002~2004년 일자리 창출이 각각 307천 명, 316천 명, 336천 명, 일자리 소멸이 각각 242천 명, 236천 명, 248천 명으로, 순고용변화가 각각 65천 명, 80천 명, 87천 명이었다.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을 비교하면, 일자리 창출에서 농촌지역이 29.5~31.2%를 차지하고, 일자리 소멸에서 28.4~29.7%를 차지하여 순고용변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41.5%를 보이고 있다. 말하자면 일자리 창출보다 일자리 소멸이 상대적으로 낮게 발생함으로써 농촌지역이 순고용 증가에서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3년간(2002~2004) 업종별 평균 일자리 창출을 보면,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인 경우에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소멸이 높으면서 순고용도 변화, 특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았다. 참고로 3년 평균 일자리 창출수와 일자리 소멸수의 상관계수는 0.97로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소멸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3년 평균 일자리 창출과 순고용변화의 상관계수는 0.86이며, 3년 평균 일자리 소멸과 순고용변화의 상관관계는 0.71이었다. 아울러 일자리수를 가중치로 하여 구한 3년 평균 일자리 창출률과 순고용변화율의 상관계수는 0.72로 상당히 높으나 3년 평균 일자리 소멸률과 순고용변화율의 상관계수는 -0.37로 낮은 편이다. 이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순고용의 증가가 일자리 창출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별 일자리 창출률, 일자리 소멸률, 순고용변화율은 지역별 특성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각각에 대한 상관계수를 구하였으나 지역별 특성과는 상관성이 상당히 낮았다. 이는 지역별 특성을 설명변수로 하고, 일자리 창출률, 일자리 소멸률, 순고용변화율을 각각 종속변수로 한 회귀분석에서도 계수추정치의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Carlino and Mills(1987)의 분석 모형에 따라 한국 농촌지역에서 “사람이 일을 따른다(people follow jobs)”라는 가설과 “일이 사람을 따른다(jobs follow people)”라는 가설 가운데 어떠한 가설이 타당한지를 검증하여 보았다. 이를 위하여 2003년의 인구와 종사자수를 동시적으로 결정되는 내생변수로 하는 동시결정방정식을 가정하였다. 설명변수로서는 인근지역 인구, 중졸 이하 학력자 비중(2000년)과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 비중(2000년), 전업농가비중, 300인 이상 사업체 비중, 인구밀도(2003년), 1인당 주민세 부담액(2002년), 1인당 지방세 부담액(2003년)을 포함하였다. 그리고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서 인구와 전년도 고용 이외에 인근지역인구, 중졸 이하 학력자 비중과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 비중, 전업농가 비중과 300인 이상 사업체 비중을 포함하였다. 이 밖에 2002년의 사업체수, 2003년의 사업체수 변화(= 2003년의 사업체수 - 2002년의 사업체수), 고용보험 DB에서 추계한 순고용증가율(2002~2004년의 평균)을 포함하였다.

분석 결과에서 알 수 있었던 사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와 고용기회는 상호 영향을 미친다. 둘째, 인근지역의 상황(인구를 대리변수로 한 경우)이 고용기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셋째, 지역의 인적자본 축적 수준, 특히 고학력자가 높을수록 고용기회가 늘어난다. 넷째, 3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체가 입주하는 경우도 고용기회에 긍정적이다. 다섯째, 근로자의 증가가 지역 전체 취업자 증가와 연결된다.

2. 국가산업단지 사례조사를 통해 본 농촌지역 고용 : 충청남도 당진군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역발전 모형’은 제조업의 발전에서 시작해서 서비스업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전략이다. 이때 제조업이 먼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도적 역할을 할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실성이 약하다. 지역경제에 뿌리를 내린 소규모 기업의 발전은 소비 기반과 인구가 늘어나는 등 어느 정도 지역경제가 발전한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의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는 산업 입지를 조성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데서부터 지역발전 전략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생산 기반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이 늘어나면 잠재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 기반이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이 단계에서 산업 입지 조성 노력과 함께 문화시설 조성 노력이 정책적으로 뒤따라야 산업의 수요와 공급 조건이 개선되는 선순환 과정이 일어난다. 교육 여건이 개선되고 인구가 늘면서 기업의 인력 조달이 쉬워질 것이고, 인구가 늘고 소비 여건이 개선되면서 기업의 시장 접근이 쉬워질 것이다.

최근 10년간 당진군의 산업, 고용, 인구 변화에 대한 경험은 이 사례 연구의 ‘지역발전 모형’이 상정한 가설들에 부합한다. 최근 10년간 당진군의 지역경제는 한보철강이라는 지역 대표 기업과 함께 부침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한 지역에 들어갈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산업 입지며, 지역경제의 전반적 수준은 부차적 요소다.

이 연구의 ‘지역발전 모형’에 따라 당진군의 지역발전 전략을 평가한다면, 산업 입지를 조성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데까지는 갔지만, 이후 문화시설을 조성해 소비 기반을 확대하는 데까지는 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당진군은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가 한보철강을 인수하면서 다시 지역경제가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소비 기반 확대 전략이 제대로 진행되면 당진군의 지역경제는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당진군에서는 이미 소비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역 공감대는 생기고 있는 듯하다. 최근 당진군이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는 것, 군내 대학이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위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한 것, 아파트 등 지역 건설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 등은 모두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3. 농공단지 사례조사를 통해 본 농촌지역 고용 : 경상남도 함안군

전체 농공단지 사례조사를 통해 농촌 현지고용을 늘리려면 다음의 4가지 전략 및 정책이 필요함이 확인된다. 첫째, 업종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보다 평준화된 기술 혹은 자동화된 기술을 사용하는 섬유?의류 등의 공업을 농촌에 유치하는 것이 좋다. 둘째, 내수시장보다 발전도상국의 해외시장을 겨냥한 생산품목 공업이 좋다. 셋째, 도시와 바로 인접해 있지 않고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농촌지역으로 기업을 지가, 임금, 조세 등 유인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넷째, 지역자치단체가 전략 업종을 선택한 후 부지조성 사업비 자부담을 대폭 내려 정책적으로 유도하면서 현지고용을 종용하는 것이 효과를 가진다.

대표이사와의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인력 문제는 구인난과 기술난, 높은 피고용자 이동률이었다. 따라서 우선 농촌 공업지역 기술자 병역특례를 다시 늘려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수지가 개선되고 고용효과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노동공급자(피고용자) 조사를 통해 다음의 사실이 확인되었다. 첫째, 농촌 농공단지는 유휴노동력을 흡수하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농촌 역류와 직업이동 면에서 효과가 크다. 둘째, 농촌지역일수록 고용을 늘리는 방법 중의 하나는 숙소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도시에서 먼 농촌지역일수록 자동화?평준화된 기술 사용 공업업종을 배치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런 지역일수록 기술교육 등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크므로 이를 강화해야 한다. 넷째, 현지고용 효과 측면에서도, 농촌으로의 역류 이주 효과 면에서 보더라도 농공단지 위치가 도시와 먼 경우 효과가 높았고 도시와 가까운 경우 효과가 낮다. 다섯째, 도시에 가까울수록 피고용인들이 회사 요인 등 2차적 관계,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고 움직이는 데 반해, 농촌지역화할수록 고향, 부모가족 등 1차적 관계 그리고 비경제적 요소가 더 중시되고 있다. 여섯째, 장기적인 안정성에서 볼 때 도시와 가까운 공장보다 오히려 도시에서 먼 농촌지역이 훨씬 더 기업에도 이익되는 효과가 있다. 일곱째, ‘그냥 농촌이기 때문에 싫어서 떠난다’는 사람은 사실상 거의 없어 경제적으로 적정한 보장이 이루어지고 경제외적인 면에서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 농촌에서도 노동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여덟째, 고학력자의 농촌지역 이탈은 모든 지역에서 심각하며 지역에서 고학력 인적자본에 대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아홉째, 농촌지역의 임금과 교육과 교통시설, 그리고 이어 기술교육이 농촌잔류, 이탈의 주요 이유가 되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편 피고용자 중 현지인(함안군 거주자) 피고용자 조사 결과는 단순 농가소득 보존이나 보상보다 직업 임금보조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향후 개방사회에 대비하는 보다 선진적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농촌지역 고용기회 확대를 위한 제언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일자리 창출과 소멸이라는 재배분(reallocation) 기능이 뛰어나거나 순고용이 증가하는 등 양호한 지역을 어떤 공통된 특징으로 묶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과 소멸 그리고 순고용변화를 결정하는 지역적 특성을 추출하기는 불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일자리 창출률과 소멸률 그리고 순고용변화를 종속변수로 하고, 지역적 특성을 설명변수로 한 회귀분석에서 유효한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는 사실과 사례조사 대상인 경남 함안군과 충남 당진군의 차이 그리고 경남 함안군 내에서도 군북농공단지와 산인농공단지의 차이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상의 사실은 지역별로 적합한 전략을 독립적으로 선택하여야 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한계를 인정하는 가운데 이 연구의 분석 결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고용기회의 확보가 농촌지역 개발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현재 농촌지역의 저학력자와 고령 여성 노동력에 대한 활용을 중단기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농촌의 유휴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으로만 기업의 농촌지역 진입을 도모하는 정책이 아니라 도시의 유휴노동력을 연계하는 것도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연구 결과에서 확인된 사실은 기존의 연구에서 낙후지역으로 분류된 농촌지역은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으며, 아울러 대규모 사업체가 이들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역으로 해석한다면, 농촌지역 개발에는 이 두 가지 사실이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규모 사업체가 역내에 기반을 두도록 하는 것이 고용기회 창출과 관련하여 중요하다. 특히 이는 중소규모의 사업체와 연계를 가지도록 하여 생산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반적 요건이 충족된다고 해서 개별 농촌지역 개발이 바로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대규모 사업체와 생산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라 하기는 어렵다. 이 생산네트워크란 지역의 중소기업이 서로 위험을 분산하도록 형성되어야 하고, 이 네트워크가 대규모 사업체와 상호 연결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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