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1. 문제의 제기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자영업주 및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이 40%에 가까운 특징을 보여 외국에 비해 그 비중이 매우 높으며,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영업주의 비중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의 성장잠재력과 국가경쟁력이 인적자원의 효율적 양성과 활용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비임금 부문이 효율적,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의 의문이 발생한다. 또한 임금 부문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 임금 부문의 취약점을 해결하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덮어 두고(cover-up) 노동시장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지연시키고 있는지의 판단이 필요하다.
나아가 1990년대 자영업 비중의 증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필요하며, 자영업의 증가가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숙고되어야 한다. 자영업의 증가가 근로자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인지, 아니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의 결과인지에 대한 평가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 이유는 자영업주의 특성이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자영업주의 증가현상 자체가 근로자의 합리적 선택과 비자발적 선택 모두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 노동시장의 중요성에 비해 아쉽게도 이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활발하지 못하며, 정부의 정책적 관심도 약한 실정이다. 자영업 종사자들은 매우 다양한 집단으로 그 성격을 한마디로 간략하게 정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자영업에 대한 연구도 그 대상을 명확히 하고 초점을 한 곳에 집중시키며, 자영업의 세부 부문별 그리고 특성별로 연구를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수준이 충분치 못하여 아직도 개략적이고 포괄적 연구의 수준에 그치고 있는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우선 우리나라 자영업 노동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평가를 통해 자영업의 다양한 집단에 대해 집단별 연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초석을 구축하는 데 기본적 목표를 두고 있다. 자영업 노동시장에 대해 종합적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재까지의 자영업 연구를 평가하고, 관련 자료를 정리하며 주요한 이슈에 대해 분석한다.

2. 주요 내용 및 결과

가. 기존 연구와 OECD국가의 자영업

이 연구의 주요 내용 및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제2장에서는 자영업에 대한 국내외의 기존 연구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였다. 제1절에서는 기존의 국내 연구를 정리하여 자영업 연구의 진행상황과 과제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제2절에서는 자영업에 관련된 핵심적 해외의 연구결과들을 소개하였다.
제3장에서는 우리나라와의 비교를 위하여 OECD국가의 자영업에 대한 실증적 분석결과를 소개하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국가의 자영업의 비중과 추세를 설명하고, 자영업의 유입과 탈출률, 그리고 고용안정성을 분석하였다. 나아가 자영업의 근무조건과 만족도, 자영업에 대한 선호도를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OECD국가들의 자영업에 대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나. 자영업 노동시장의 현황과 구조

제4장에서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원자료와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를 이용하여 자영업 노동시장의 현황과 구조를 분석하였다. 먼저 제1절에서는 1988년 이후 2002년 8월까지의 기간 동안 자영업의 비중과 추세를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원자료를 통해 기초분석을 하였고, 제2절에서는 한국노동패널조사의 2001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결과 먼저 우리나라의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이 선진국과 비교하여 매우 높은 편이라는 점이 특징적인 사실로 나타났다. 2001년도 한국의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자영업주가 28.9%, 무급가족종사자가 8.7%로 37.6%에 달하며, 이는 일본의 15.9%, 독일 11.0%, 영국 12.2% 및 미국의 7.4%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값이다. 이는 분석 범위를 비농림 부문으로 제한하였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은 32.0%에 달한다.
둘째, 분석대상을 농림수산업을 제외한 비농전산업으로 제한하였을 경우, 1990대에 걸쳐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이 다소 높아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도 특히 자영업주의 비중 증가가 명확하다. 자영업주의 비중은 1993년의 23.1%에서 2001년 25.3%로 높아졌고, 이는 비임금근로자 비중의 증가를 이끈 핵심적 요인이다.
취업자의 절대수도 비농 부문에 종사하는 무급가족종사자의 수는 감소하였으나 자영업주의 수는 1993~2001년 사이 3,808천명에서 4,370천명으로 증가하여 다른 많은 OECD국가들과 같이 전체 고용증가율보다 자영업주의 고용증가율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셋째, 성별로 1990대에 발견되는 비농전산업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의 증가현상은 자영업주, 특히 남성 자영업주의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1992~2001년 사이 여성 자영업주의 비중은 안정적인 데 비해 남성은 동 기간 26.0%에서 30.0%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추세는 OECD국가들에서 여성의 자영업 증가율이 남성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넷째,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주 숫자의 증가는 주로 40대 계층에서의 증가에 기인한 점이 크며, 외환위기를 전후로 고용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임금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창업을 선택한 결과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섯째, 근로자의 취업형태에 있어 40대는 일종의 전환기로 40대 이후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다. 20대에 10%대 미만이던 자영업주의 비중은 30대에 20%대로 높아지고, 다시 40대에는 30%대로, 50대에서는 40% 가까운 비중으로 그리고 60대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자영업주의 평균연령이 47.5세인 반면, 정규직 임금근로자는 36.8세로 10세 이상의 격차가 있다.
여섯째, 자영업주는 정규직 임금근로자에 비해 학력수준이 낮다. 자영업주 중에서 (전문)대 이상의 학력자는 17.5%에 불과하나 정규직 임금근로자는 그 비중이 38.2%에 달한다. 그러나 자영업 종사자의 학력분포와 추이를 살펴보면 중졸 이하 저학력자의 숫자와 비중이 줄어드는 한편 고졸 이상 학력자의 절대적 숫자와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취업자의 고학력화와 농림수산업에 종사하는 저학력 취업자의 노동시장 퇴출 등에 힘입은 바 크다. 고학력 자영업주의 비중이 증가한 것은 자영업의 선택이 자신의 소득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발적 선택이었을 가능성을 높여 준다.
일곱째, 자영업주의 대부분은 가구주 본인이다. 자영업주 중 가구주는 전기간에 걸쳐 80%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배우자의 비중은 전반적으로 14%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무급가족종사자는 거꾸로 대부분이 가구주의 배우자로 그 비중이 80%를 넘고 있다. 이처럼 가구주의 비중이 낮은 현상은 배우자가 실질적으로 자영업을 운영하고 있어도 표면적으로는 가구주를 자영업의 대표로 내세우는 남성 중심의 문화와 관습에 기인하는 것으로 가정된다.
여덟째, 가구주인 임금근로자의 비중이 1990대년에 걸쳐 약간씩 하락한 한편 배우자의 비중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 특히 주부의 경제활동 증가를 반영하고 있지만, 또한 과거의 부부 공동 운영방식의 자영업 비중이 낮아지면서 부부가 각자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사례가 증가하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홉째, 자영업주의 대부분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주의 숫자는 1993년의 3,264천명에서 2001년에는 4,280천명으로 31.1%가 증가하였다. 서비스업 내에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 가장 많은 자영업주가 집중되어 있어 2001년의 경우 전체 자영업주의 37.5%인 2,313천명이 종사하고 있다. 또한 2001년 한국노동패널조사에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비임금근로자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성장률의 측면에서는 사업 및 개인, 공공서비스업종과 전기?수도?가스 및 금융산업이 성장을 주도하였다. 여성 자영업주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남성은 다양한 업종에 참여하고 있다.
열째, 자영업주의 직업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비스 및 판매근로자의 숫자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서비스 및 판매근로자의 숫자는 2001년 현재 2,358천명으로 전체 자영업주의 38.2%를 점유하고 있다. 시계열적으로 전문가 및 준전문가로 활동하는 자영업주의 비중은 1993년의 6.3%에서 2001년에는 11.9%로 크게 높아졌다. 1990년대 자영업 시장을 직업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자영 (준)전문가 집단의 성장으로 판단 내릴 수 있다. 또한 서비스 및 판매근로자의 임금근로자화가 1990년대에 관찰된다.
자영업주의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제3절에서 분석하고 있다. 한국노동패널조사에서 비임금근로자들은 월평균 27.3일을 근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표본의 89.7% 이상이 월 25일 이상 일하고 있었다. 또한 주당 근로시간은 2001년 55.7시간으로 1998년의 59.8시간에 비해 2.1시간 줄어들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근로시간이 30분 정도 긴데 이는 여성 비임금근로자들의 절반 이상이 장시간 근로의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에 주된 원인이 있다.
한국노동패널조사에서 연평균 매출액은 1억 617만원이며, 월평균 소득은 177.5만원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1999년의 128.5만원에 비해 1.4배 증가한 값으로 자영업자보다는 고용주의 소득상승에 주로 기인한다.
제5절에서는 사업체의 창업과 운영에 관련된 내용들을 분석하였다. 먼저 자영업의 시작 동기를 질문한 결과 20~30대의 젊은 층에서는 ‘좋아하는 업종이어서’나 ‘남의 간섭이 싫어’가 상대적으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실직 후 생계 또는 정년퇴직 대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의 시작 동기가 무엇인가는 사업의 성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좋아하는 업종이어서’ 자영업을 선택하였을 때 사업이 성공적이라는 응답의 비중이 가장 높다.
제4절에서는 자영업주의 근로소득을 간략하게 분석하였다. 2001년도의 창업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자영업주들은 기술이나 인력의 확보, 혹은 다른 외적 요인들보다는 ‘자금확보’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여지며, 현재의 사업운영에도 ‘자금조달’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창업에 소요된 총자본금의 현재 가치는 평균 1억 2,853만원으로 조사되었으며, 자기자본율은 평균 80.0%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자영업을 창업할 경우 1억 4,624만원의 비용이 소요된 반면, 여성은 남성의 58.9%에 불과하여 여성의 자영업이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소득도 낮을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창업시 투입된 자금이 많고 나이가 젊어서 자영업을 시작하였을 때 장기간 사업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자영업의 성공 여부에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자리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임금 또는 소득’, ‘취업의 안정성’, ‘일의 내용’ 등 거의 모든 항목에 걸쳐 정규직 임금근로자보다 자영업주의 만족도가 낮다. 이는 OECD국가에서 자영업주의 만족도가 임금근로자보다 높다는 사실과 대비된다. 만족도의 분산은 자영업주가 정규직 임금근로자에 비해 높은 편으로, 이는 자영업들 사이의 내부적 격차가 정규직 임금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상과 같은 분석의 핵심적 결과는 소득 등 근로자간 경제적 격차가 임금 부문보다 자영업 부문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며, 또한 1990대에 걸쳐 사업 및 개인, 공공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자영업이 증가한 반면, 자영업주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부문은 임금근로자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자영업주의 상당수가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도시 영세민이 되거나 아니면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모색하여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또한 자영업 내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위험성을 제기한다.

다. 자영업 선택의 결정요인

제5장에서는 주로 외환위기 이후의 미시적인 가구조사자료와 거시자료를 활용하여 경제활동에서 임금근로와 자영업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때 어떤 요인들이 자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지에 대해서 검토하고자 하였다. 자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인적자본의 축적 정도, 재정적 제약 여부, 기업가적 환경과 문화 요인 등을 중심으로 검토하였고, 자영업이나 임금근로를 선택할 때의 예상소득의 차이가 자영업 선택에 어떠한 영향 을 미치는가를 살펴보았다.
분석에 사용한 자료는 한국노동연구원의 가구조사자료인 한국노동패널(KLIPS) 1998~2001년간의 미시자료와 1998년 이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실업률 및 경제활동참가율, 자영업 비율 등과 같은 거시자료를 활용하여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성과 여성 모두 재정적 제약이 자영업 선택에 모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정적 제약에서는 부동산 소유에 따른 소득이 자영업 선택에 매우 유의하게 나타난 반면, 금융자산 소유에 따른 소득의 경우 자영업 선택에 오히려 (-)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학력과 같은 인적자본의 경우, 축약형의 프로빗 모형에서는 남성에게서보다는 여성에게서 자영업 선택에 더 유의하게 (+)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택편의와 예상소득기회의 차이가 포함된 구조모형에서는 여성의 경우 아주 유의하게 (-)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기업가적인 문화와 환경 조건을 반영하는 자영업 경험 여부 또는 부모가 자영업인가의 여부는 남녀 모두 어느 정도 유의하게 자영업의 선택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넷째, 경기변동과 노동시장의 조건을 반영하는 실업률과 자영업 선택간의 관계는 외환위기 이후 대체로 (+)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자영업은 실업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라는 ‘밀어내기 가설’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미시적인 분석에서 자영업 선택에 관한 구조적 모형의 추정 결과, 실업률의 회귀계수가 (-)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업의 구성이 매우 이질적이고, 소득기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의 불확실성과 개인적 특성의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즉 자영업 선택의 결정요인 분석에서는 자영업의 복잡한 내부 구성의 문제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라. 자영업의 소득과 선택

제6장에서는 임금 부문과 비교한 자영업 부문의 소득기회의 변화와 선택성에 있어서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 대한 분석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자영업 부문 취업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분석 결과 자영업 부문은 소득수준, 소득 분산 등의 면에서 ‘직업’으로서의 매력이 증대되어온 것으로 파악되었다. 자영 부문 종사자의 숙련수준과 관련해서는 음의 선택성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거나 소멸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자영업주의 이러한 상대적인 경제적 지위의 상승은 임금노동자의 경제적 지위의 유의한 하락 없이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자영 부문 취업자 비중의 증가가 자영 부문에서의 새로운 기회의 창출에 의한 바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근래의 자영업주 비율의 증가를 보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것과 기업가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자영업 부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음을 제시한다.
아울러 자영 부문에서의 기회의 (상대적인) 증대는 자영부문 특수적인 숙련의 분산의 증대를 수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소득불균등도의 확대, 영세 자영업의 생성과 소멸률(turnover rate)의 증대, 저숙련 자영업주가 고숙련 자영업주에 의해 구축되어지는(crowded out) 현상의 심화 등이 진행되어왔거나 될 것임을 제시한다. 특히 전통적인 저숙련 자영업주의 고용 및 소득불안정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국민연금 등의 사회보장제도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이와 같은 점이 충분히 감안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마. 자영업의 생존과 소멸

제7장에서는 『한국노동패널조사』의 제1~4차년도 자료를 이용하여 자영업자의 생존기간 및 이직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먼저 비임금근로자가 사업체를 창립한 시점으로부터 노동패널조사 시점(2001년)까지의 사업체 생존기간을 분석한 결과 사업체의 평균 생존기간은 약 14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자영업자의 사업체 생존기간(15.3년)이 고용주(8.4년)보다 약 2배 가까이 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둘째, 초기 자본금이 많이 투입되고 연령이 젊어 시작하였을 경우 사업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Bates(1990)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자영업에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자영업에서 벗어날 확률은 여성보다 남성이 높다. 그러나 다른 인구학적 변수 및 교육기간은 자영업 이탈 확률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하는 중립적인 요인으로 추정되었다.
넷째, 현 직장의 근속기간이 장기간일수록 자영업을 지속할 확률이 높고, 자영업에서도 직업특수적인 인적자본의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섯째, 가구소득과 자영업주 개인소득 모두 자영업의 이탈 확률을 낮춘다. 그러나 이직확률에 대한 가구소득의 영향력이 자영업자 개인의 근로소득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 것이 특징적이다.
여섯째, 가구의 총 자산이나 총 부채 규모가 자영업의 지속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았다. 다만 모형에서 가구소득과 자영업 개인소득을 제외하고 추정한 결과 총 자산의 증가가 자영업의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일곱째, 자영업의 업종에 따라 이직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 제조업을 기준으로 할 때, 전기?가스 및 운수?창고?통신업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에서 자영업 이탈 가능성이 높게 추정되었다. 그 중에서도 음식?숙박업의 경우 자영업 이탈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추후의 과제는 자영업을 이탈한 근로자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아감에 따라 소득 또는 임금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의 문제이다. 즉 자영업의 경험이 임금근로자로의 재취업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재취업 후의 경제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가 등의 문제는 개인적인 관심을 떠나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은 우리 사회에서 자영업자들의 상당수는 사업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사실상 빈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3. 종합적 평가와 정책방향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자영업주의 소득불평등도는 임금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며, 이러한 문제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심화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체적으로는 자영업의 비중증가가 자영 부문에서의 새로운 소득기회의 창출에 힘입은 바가 크지만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한 부문에서는 비자발적으로 자영업에 참여한 이들의 비중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자영업주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자영업 부문에 아직도 잉여인력이 상당수 존재하며, 이러한 잉여인력을 흡수하는 자영업의 완충기능이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 정부의 고용정책은 자영업주 및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하도록 변화될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자영업에 관련된 정책은 주로 실업자의 창업지원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창업지원은 그 대상과 목표가 명확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거의 모든 종류의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창업지원이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비효율적 요인이 많은 부문(특히 도소매 판매 및 음식?숙박업 등)에의 지원을 통해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잠재적인 실업자를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는지 평가하여야 한다.
자영업과 관련된 정부정책은 그 선택의 범위가 넓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자영업주에 대한 심층적인 직업안정서비스의 제공 및 컨설팅, 그리고 직업교육 및 훈련의 대상을 자영업주, 특히 영세 자영업주에게까지 확대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정책 등이 중요할 것이다. 현재의 직업교육 및 훈련시스템에서는 영세 자영업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한적이다. 영세 자영업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훈련프로그램의 마련도 필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영세 자영업주를 이들 취약계층과 거의 동일시하여 노동시장 정착을 지원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임금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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