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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졸 사무직의 과도한 근무 유감 [2013-09-17]
저자 배규식
출처 한국일보
발행일 2013.09.13
URL 대졸 사무직의 과도한 근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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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사무직들의 근무시간이 과도하다. 대기업의 대졸 사무직은 저녁에 9시 심지어 11시 이후 퇴근할 뿐 아니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하루 정도는 근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젊은 대기업 직원들이 연애를 할 시간도 없다거나, 애인이 있어도 만날 시간도 없으며 심지어 신혼의 ??은 여성직원들은 장시간 집중적인 근무로 인한 신체의 긴장 때문에 임신이 잘 안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일이 중요하지만, 대기업의 젊은 대졸직원들이 이렇게 '직장 오로지 인생'이 되는 것은 21세기 2만달러를 초과하는 시대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다. 세상이 살기 팍팍하니 월급이 많은 대기업의 대졸 사무직이 부러움을 사고 있으나 그 속내를 알고 보면 그들에게 일 이외의 삶이라는 것이 있나 싶다.
 


대기업 대졸 사무직의 근무시간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나 문제제기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 필자가 2011년 국내은행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은행원들의 근무시간은 1일 11.23시간, 주 평균 근무시간이 56.2시간, 월 초과근로시간이 약 69시간에 달했다. 은행산업 노사의 노력으로 2013년 현재 퇴근시간이 빨라지면서 근무시간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대로 된 조사가 없어 단언키는 어렵지만, 국내 거의 모든 대기업 사무직의 근무시간은 은행의 근무시간 보다 길면 길었지 짧지 않다.

대기업 대졸 사무직들의 장시간 근무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먼저, 대기업들이 대졸 사무직에게 장시간 근무를 시키면서 인력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만약 대기업 대졸 사무직의 현재 1일 11시간에 가까운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줄이고 단축 근무시간 중 반을 효율화를 통해 흡수한다고 해도, 현재보다 18% 인력을 추가로 뽑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대졸 사무직의 근무시간을 줄이되 근무시간의 단축만큼 임금도 일정하게 낮추면서 대졸 사무직을 더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략...)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대기업들이 대졸 사무직들에게 근무시간을 길게 하면서 연봉을 지나치게 높게 준다는 점이다. '돈 잘 버는 대기업들이 자기 필요에 의해 높은 연봉을 준다는데 웬 간섭이냐'고 항변 할 수도 있으나, 그게 그렇지 않다. 일부 대기업들의 높은 대졸 사무직 연봉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대졸 사무직 연봉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불필요하게 눈높이만 높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졸 초임 사무직이나 기술직들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월 20만엔에서 시작되는 기업간 조율시스템을 갖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대기업들이 대졸 사무직들의 긴 근무시간에 대해 포괄임금제로 지급하는 일정한 고정 연장근로수당(가령 월 10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에 비해 실제 연장근무는 월 60시간 이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기업 대졸 사무직들에게 적용되는 이런 식의 포괄임금제는 판례에 의하더라도 합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들이나 그동안 거의 문제제기도 되지 않고 묵인되어 왔다. 대졸 사무직들에게 적용되는 포괄임금제와 긴 근무시간를 제대로 조사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그 불법여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넷째, 포괄임금제라는 우산 아래 대기업들의 근무시간 관리가 매우 원시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근무시간의 측정, 산정, 보상 등에 대해 관심도 없고, 업무의 효율적인 수행, 업무의 계획과 분배 등 근무시간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대기업 대졸 사무직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근무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줄 모르는 대기업 경영진의 책임이다.



이제 대기업들이 대졸 사무직의 근무시간 단축과 채용 증가, 중소기업과의 임금격차 축소, 근로기준법 준수 등 근무시간과 고용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선진화'는 여기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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