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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업의 상시적·핵심 업무는 직접 고용 원칙을 명문화해야” [2013-09-17]
저자 남보라
출처 한국일보
발행일 2013.09.13
URL “기업의 상시적·핵심 업무는 직접 고용 원칙을 명문화해야”
내용
[21세기 노동의 족쇄, 다단계 고용] <5ㆍ끝> 이것만은 해결하자
"기업의 상시적·핵심 업무는 직접 고용 원칙을 명문화해야"
도급·파견 엄격한 기준 직업안정법에 도입해야
간접고용 실태 명확히 조사… 남용 기업엔 페널티 부과
정부부터 간접고용 시정… 원·하청 공동교섭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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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피해사례 증언대회'가 열린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피해사례를 털어놓고 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최근의 노동분쟁은 대부분 사내하청 용역 파견 등 '간접고용' 문제에서 불거지고 있다. 불법파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나 대형마트 판매사원 문제 등이 그렇다.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는 10년 전 정부, 1년 반 전 대법원이 불법파견을 인정했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동자를 고용한 사람과 실제 일을 시키는 사람이 다른 간접고용은 중간착취의 위험, 두 사용자가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아 전세계적으로 엄격히 규제돼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법 제도의 미비, 정부의 방치, 노사관계의 부재로 업종과 업무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번졌다. 노동자들은 고용불안, 저임금, 장시간 근로, 중간 착취, 차별 등 온갖 어려움에 내몰렸고 이는 노동시장 하향평준화, 사회 양극화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에게 무분별한 간접고용을 막고, 적법한 간접고용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해법을 들어봤다.

 
 
불ㆍ적법 구분 안 되는 법 정비

간접고용과 불법파견이 범람하는 데에는 법이 미비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먼저 파견과 도급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파견법은 32개 업종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파견을 허용한다. 하지만 금지 업종들은 도급을 통해 노동자를 제공받아 사용하는 데에 별 어려움이 없다.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파견 판단기준 지침'이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적다. 그래서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불법파견으로 일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불법과 적법을 구분하기 위해 긴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도급과 파견을 구별하는 엄격한 기준을 직업안정법에 도입해 도급을 위장한 근로자 파견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략...)
 
 

적법한 하청노동자 보호방안도 필요하다. 권영국 위원장은 "적법 도급이라 해도 원ㆍ하청 노동자 사이에 차별이 심한 만큼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놓은 정부 역할 강화해야

업종과 업무를 불문하고 간접고용이 널리 퍼져있지만 간접고용의 실태조차 파악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독일 정부가 2년마다 한 번씩 불법파견 실태를 조사하며 기업을 감시하는 것 등과 비교하면 사실상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간접고용 노동자 규모와 산업별 분포 등 실태를 명확히 조사해 2007년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과 같은 정부 차원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간접고용 대책이 나와야 한다"며 "실태조사와 함께 간접고용 남용 기업에 대한 페널티 방안도 모색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간접고용 확산을 선도한 것이 정부인 만큼 공공부문부터 간접고용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은수미(민주당) 의원은 "공공부문이 바람직한 정규직화 모델을 만든 뒤, 민간부문 조달사업 등을 할 때 간접고용 규모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결합시켜 민간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메트로가 지난 6월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 1,061명을 직접 고용했듯 공공기관 자회사 설립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 고용부가 노조 탄압 의혹으로 신세계 이마트를 근로감독하면서 불법파견을 적발해 내자 이마트가 하청노동자를 1만여명을 직접 고용했듯 정부의 철저한 근로감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원ㆍ하청 공동교섭 제도화

적법 불법을 떠나 원청 사용자의 하청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청의 방침과 지시가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청 노동자 대표도 원청 노사의 교섭에 참여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도 현대차 등 일부 사업장에서 정규직 노조가 하청 노동자 대리 교섭을 해 온 관행이 있지만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사업장은 하청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하면 도급 계약을 해지해 버리는 현실이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의 4대 보험을 부담하고 원ㆍ하청 공동교섭을 통해 발언권을 주는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용자로서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국 위원장은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에 대해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사용자로 규정해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주에게 노동 3권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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